loopback ch. 1 “/ˈtʃeɪmbə(r)/, after T. A.”
루프백 채널 1: “T. A. 이후의 室”
commissioned by & dedicated to Hyun-Mook Lim
loopback 시리즈는 나의 오랜 관심사였던 ‘자기참조적 구조’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시리즈이다. 이 시리즈를 구상하는 과정에서 나는 우연히도 약 7년 전 작업했던 /speɪs/ 라는 피아노 독주곡을 다시 꺼내들게 되었고, 곧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을 위한 재료로 사용하기로 결정했다.
/speɪs/를 작업하던 당시, 나는 안도 다다오의 건축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. 그의 작품들에서 드러나는 “전체 구성은 작고 단순하지만, 그 정보를 모두 조망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“는 개념은 내가 음악적 공간을 사유하는 방식에 영향을 주었다. 이 피아노 독주곡은 그러한 사유의 결과 중 하나였다. 단순한 정보들로 짜여진 화성·음형 구조는 굽이치듯 지나가는 길 위에 놓여 다시 초기 형태로 회귀하는 듯한 시간선을 만들어냈고, 이는 곧 나의 무의식 속에 ‘자기참조성’에 대한 원시적 사고의 씨앗을 심어놓게 되었다.
상당한 시간이 흐르면서, 동일하거나 유사한 개념을 생각하는 나의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. 이는 곧 /speɪs/를 다른 형태의 작품으로 재구성해보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. 기존 작품이 가지고 있던 캐릭터·구조는 더 이상 원본 그대로 존재하지 않으며, 맥락적으로 해체된 채 작동하게 된다. 원곡의 파편은 특징적인 몇몇 부분들에서 온전하게 느낄 수 있게 되지만, 결코 작품의 캐릭터를 확립하기에는 충분하지 못하다. 원본에서 생각했던 ‘공간’은 오히려 더 축소되고 구체화되어 피아노 내부로 이동하게 된다. 그리고 그곳에서는 피아니스트의 ‘기록물’들이 컴퓨터에 의해 제어되며 해체되고 해부되어 드러난다.
World Première:
August 10 2025, Ryogoku Monten Hall
両国橋のほとりで⾳楽祭2025
Hyun-Mook Lim, pianist